입소문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그 곳의 팀장과 차한잔 나누면서 이야기를 했다.
(작년 3월 완공했던 대전 성모병원 건강검진센터 )
이 곳을 오픈한 후 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몇 배로 늘고
오는 사람마다 편하고 좋은 곳이라며 입소문을 내는 터에
병원들 사이에서도 벤치마킹하러 많이들 온다라는 말을 들으니
왠지 내 어깨가 으쓱해진다.
^^
약속시간이 되어 대구 파티마병원의 수녀님들이 오셨다.
새로운 고객들에게
우리가 공사했던 지난 현장을 실제 둘러보실 수 있게 하는 것은
몇 장의 투시도를 그려드리는 것보다 몇 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으로와서 실제를 보는 것은
마감의 완성도를 직접 느껴보면서 이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쓰임에 있어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봄으로 해서
다양한 정보를 가져갈 수 있으니
벤치마킹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일하시다 잠시 짬이 있으시던 교수님께서도
수녀님들께 공간에 대한 설명과
이렇게 새로 리모델링하고 나서 좋아졌다는 평을
애써 진료실 밖으로 나오셔서까지 해 주신다.
(작년에 이 곳을 만드느라 애써주셨던 페인트 작업자들의 모습)
작년 요맘때 !
이렇게 펼쳐놓고 마무리에 애를 닳던
이 곳의 현장도 앞을 예측 할 수 없이 하루하루 바삐 나가고 있었고
지금은 아득한 추억일 뿐이고 말 없이 완성된 형태로 서 있지만
당시 몇 번이나 변경되던 벽체의 행방들과 수 없이 마찰이 있었던 협의들로
도면은 먹칠로 얼룩져 있었고
내 맘도 그 땐 말 못할 뻥뚫린 상처가 남았었던 그런 곳이기도 하다.
수녀님께서 눈요겨 보셨던 벽체의 마감재는 이렇게
노트 해놓고 ^^
(이차장 요거 잘 기억해 놓기요 ^^ !)
수녀님들과 이 곳에서 체크할 것들을 메모하고
이 곳에서 바뀌어진 공간들을 더 둘러보기로 하면서
이제 다른 곳으로 향해본다.
역시나 꼼꼼하신 수녀님이시기에 벽면 하나하나 세심하게 둘러보심에
' 예전에 이런데도 했었던가 ' 하며 기억을 더듬어보게 된다.
역시나 사용자의 공간은 이렇게도 변한다. ㅋㅋ
빼곡히 올려놓은 두서없는 종이들도 이 방 주인의 머릿속 폴더엔
순서별로 정리 되어 있을 법인데..
누군가가 이런거 종이 한장이라도 치워놓을 새라 방문 굳게 닫혀 있던 빈방을 살짝쿵 담아 본다.
^^
기억해 둘 곳곳을 사진기에 남기시던 수녀님과
병원을 둘러보면서
공간 변화로 달라지고 환해진 이 곳의 사람들의 모습들 !
5년이란 시간동안 함께 얼굴을 익히며 친해졌던 터에
어느 층을 가더라도 친절히 설명해주고 맞아주시니
친정처럼 편하고 푸근함을 느꼈다.
두시간에 걸쳐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사용자의 입소문이 가장 큰 광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현장으로 가기 위해
벌써부터 붐볐던 고속도로를 뚫고 가야했던 마음은 무척 지루했었지만
이렇게 지난 현장을 둘러보면서 서 그들의 환한 얼굴들을 다시 떠올려본다.
그리고 나에겐
새로운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 줄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서 일 할 현장이 있는것이
그 얼마나 다행인가?
인테리어디자이너 노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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