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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pace Society 이야기

HSS#8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

  

 

저희 위아카이에선 HSS(Human Space Society)라는 그룹의 모임을 하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고 계신 전문가 분들과 공간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각자의 분야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비젼 등을 교류하고 있습니다 

 

건축가 조한교수님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금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아울러 한디자인(HAHN Design) 생성/생태건축철학연구소 대표이기도 한데요 건축, 철학, 영화, 종교에 관한 다양한 작품과 글을 통해 건축과 여러 분야의 접목을 꾀하고 있습니다. 2009년 젊은 건축가상, 2010년 서울특별시 건축상을 받은 그의 대표작품으로는 M+, P-house, LUMA, White Chapel 등이 있습니다.

오프닝으로 한동안 화제의 중심이었던 '응답하라 1994'의 한 장면으로 시작했습니다. 배경음악이 '듀스''여름 안에서'였습니다. 그 세대에 있었던 사람들은 이 음악을 통해서 1994를 추억할 수가 있죠. 그 외에도 매직아이, 삐삐 등 그 시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몇 가지 아이템들이 있죠. 드라마 1994는 왜 감동일까요? 바로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기억 자체''기억을 떠올리는 것' 다르다고 합니다. 길을 걷다 향기를 맡았는데 예전 연인이 쓰던 향수와 같은 향기일 경우, 엄마의 기억으로 눈물이 울컥 난달지 하는 것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죠   

 

베르그 선생은 시간과 공간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공간: , , , 정량적/균질적(정도의 차이) = 공간화된 시간, 양적인 움직임  

시간: 지속, 정성적/이질적 (종류의 차이) = 진정한 시간, 질적인 움직임   

 

 

 

시간의 건축으로 대표적인 것이 종묘이죠. 오래된 것에서 나오는 묘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조한 교수님은 시간의 켜가 쌓여있는 옥인동을 참 좋아한다고 합니다. 돌출식 창문, 일제식 양옥, 버려진 폐가, 90년대에 크게 유행한 화강암 건축물, 100년의 시간의 켜가 쌓인 공간이 있는 곳이라 시간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고 하네요 

 

오래된 공간이 가진 오래된 냄새... 이상이 살던 집터에는 축축한 가운데 이끼의 냄새가 있습니다. 윤동주 문학관은 시공간의 진수가 있다고 합니다. 문학관을 지을 때 뒤편에 있던 물탱크실도 함께 건축으로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두 개의 방으로 이뤄진 물탱크실은 물때의 높이가 고스란히 흔적에 남아있는 텅빈 중정이 되었습니다. 물때가 주는 묘한 촉감, 물 냄새가 날 것만 같은 묘한 느낌이죠. 물탱크실 두 개 중 나머지 하나는 윤동주 일대기 영상물을 볼 수 있는 영상실입니다.

대오서점은 현재 책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곳의 오래된 책 냄새도 뭉클함을 느낍니다. 40년을 자라난 담쟁이덩굴. 바람에 따라 손짓하는 덩굴. 파란색 나비 같은 움직임은 다른 시간의 경험을 줍니다. 담쟁이덩굴이 자연상태에서는 그냥 잡초. 건축이라는 배경에서는 도드라지는 자연이죠    

 

참여자에게 실습의 시간도 주었습니다. '눈을 감고 좋은 장소를 떠올려보라'고 주문했죠. 교수님의 얼굴에 집중하라고도 했습니다. (기억을 떠올리려고 집중할수록 교수님의 얼굴에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사람들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으면 눈을 감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눈이 뒤로 돌아가기도 하고요. 기억을 떠올리는 데 눈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라파엘의 아테네 학당아리스토텔레스는 시각 이 젤 중요한 감각이라고 했습니다. 진리를 꿰뚫어 볼 수 있다 는 이유에서였죠. 본다는 것. 나와 너를 나눔을 의미하죠. 시각이 가장 중요한 감각이긴 하지만 젤 근원적 감각은 촉각입니다.  

 

칸트 - '나는 생각한다 존재한다.' (공간에서 몸 밖에서)

데카르트 -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 (시간 속에 몸으로)  

 

시간 속 공간에서 공간을 눈으로 보는 것에서 몸으로 느끼는 것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습니다. DDP의 건물 속에서 느낀 독특한 경험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제일 잘 지어진 건물은 DDP, 이미지만 특정 규칙에 대한 강박증. 대칭, 균형이 있는 공간에 있었을 때 느꼈던 것인데요, 아무런 소음도 없는 하얀 공간 속을 걷는 동안 엄청난 불편과 불안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몸이 어떤 감각도 인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로소 밖으로 나와 일상적인 소음, 몸의 감각을 느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의 인상적인 스팟을 공유해주었습니다. 광화문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서울을 떠나있다가 완공되고 돌아왔는데 도심 한복판의 광장인 오픈스페이스를 기대했으나 결과는...

 

홍대 앞 서교365도 인상적인 장소로 소개했습니다. 기찻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죠. 현재 앞면인 건물은 사실 기찻길을 등진 건물로 원래는 건물의 뒷면입니다.

 

신사동은 건물이 전부 가면을 쓰고 있는 건물입니다. 겉면만을 리모델링해서 앞은 모던하고 도시적이지만 뒷면은 원래의 건축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럽을 동경해 아치 형태의 건축물이 많았지만 2000년이 되면서 고루함을 상징해 리모델링으로 지워나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시간의 공간에 왜 끌릴까요? 시간의 느낌은 왜 감동일까요? 오래된 벽돌, 조선 시대 숭례문을 담은 사진과 현대에 복원된 모습의 숭례문 이미지를 보여주고 선호도를 조사해보았습니다. 대부분 새것보다는 손때가 묻은 오래된 자연적인 느낌을 좋다고 했습니다   

 

안토니오 다마시오 신경학자는 '이성은 감성의 특화된 한 부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머릿속 뉴런은 그린 것 같은, 그것을 잡았을 때 수천 명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것에 안정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오랫동안 자연이 만들었던 걸 선호하게 되는 이유라고 하고요.

 

시간과 공간, 시각과 감각, 감정과 이성... 공간에 대한 사고의 범위를 넓힐 좋은 기회였고 어려운강의를 재미있게 잘 풀어주신 조한교수님께도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위아카이 노미경대표님의 블로그내용을 참고로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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